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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신나는 다이어트] 비만에 대한 편견

작성자 단미조선 작성일 2009-05-08 조회수 990
클림트의 벽화 ‘베토벤 프리즈’ 에는 질병, 광기, 음란, 무절제 등 인간이 행복을 얻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것들을 그것에 빠져있는 인간의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요염한 자세의 여성은 음란, 초점을 잃은 눈의 여성은 광기 등. 그 속에는 배가 나오고 살이 찐 여성의 모습도 있다. ‘무절제’의 형상이다. 비만한 사람은 무절제하게 많이 먹을 것이라는 보편적인 편견을 세기를 넘겨 전해지는 유명 예술작품에서도 확인하게 되는 불편한 현실.

얼마 전 본 클리닉에서 홈페이지를 통해서 비만한 사람들이 더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적이 있는데 응답자의 80% 정도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비만인에 대한 편견은 어느 정도일까? 자신은 뚱뚱한 사람에 대한 선입견 같은 건 없다고 스스로를 믿지만 영화 ‘쿵푸팬더’ 에서 주인공 팬더의 의외의 선전을 별다른 의문 없이 그저 재미있게 빠져서 보았다면 자신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비만에 대한 선입견- 뚱뚱한 사람은 둔하다- 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가 있다. 300여명의 다양한 집단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성애,이슬람교,비만에 대한 인식을 각각 조사하여 분석하였더니 비만에 대한 편견이 다른 것들에 비해서 훨씬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9.11사건 이후 미국인들이 이슬람교도인에 대한 적대감이 얼마나 강할지 생각한다면 이 차이는 실제 결과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체중에 대한 편견이 좀 더 강한 것에는 보편적인 사회 차별 요소(종교,성적취향,인종,성별 등)등과 달리 그것이 조절 가능한 요소라는 것 즉, ‘체중은 자신의 노력으로 변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비만은 자신의 무절제의 소산이다’ 라는 인식도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은 오해이다. 당뇨의 발생이 단 것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인슐린 부족 혹은 감수성 저하 같은 병리 현상인 것처럼 비만도 단순히 많이 먹고 안 움직여서가 아니라 일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기전 중 일부의 이상으로 봐야 한다. 주변에 먹는 것에 비해서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이나 운동을 매일 하는데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는 사람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다면 체중이란 것이 자신의 행동의 소산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비만이 단지 유전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 다인자성 질환이긴 하지만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에너지 발란스 균형을 무너뜨리는 행동-공복감을 견디는 능력, 음식을 보고 참는 정도, 활동량에 대한 역치 등- 들 또한 최근에는 의지의 소산인 습관의 문제라기 보다는 비만 관련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

클림트가 작품활동을 하던 100여년 전에 비해서 과학의 발달로 많은 진실들이 변했다. 비만을 무절제의 소산이라고 보던 편견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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